왜 같은 커피를 세 번 마실까? 에티오피아의 아볼·토나·바라카
세 잔의 진한 커피가 아니라, 같은 커피가 옅어지는 동안 대화가 깊어지는 시간. 에티오피아 커피 의식의 세 번을 따라갑니다.
‘커피를 세 잔 마신다’고 하면 카페인부터 걱정하게 된다. 에티오피아의 전통 커피 의식에서 말하는 세 번은 진한 커피 세 잔을 새로 내리는 방식이 아니다. 첫 커피를 끓이고 남은 커피 가루에 다시 물을 부어 두 번째, 세 번째로 이어간다. 맛은 점점 옅어지지만 자리는 더 오래 계속된다.
세 번의 이름은 아볼(abol), 토나(tona), 바라카(baraka). 유네스코는 각각 ‘첫 번째’, ‘두 번째’, ‘축복’을 뜻하는 말로 소개한다. 마지막 잔이 가장 진해서가 아니라, 끝까지 함께 앉아 있는 시간이 축복에 가까워서 바라카다.
커피는 잔에 담기 전부터 시작된다
이 의식의 첫 장면은 완성된 음료가 아니다. 생두를 씻고, 팬에서 볶고, 향을 손님에게 보여주고, 절구에 찧는다. 검은 점토 주전자 제베나(jebena)에 커피 가루와 물을 넣어 끓인 뒤 손잡이 없는 작은 잔에 높이 따라낸다. 유네스코의 기록에서는 가장 나이가 많거나 존중받는 손님에게 먼저 잔을 건넨다.
바닥에 푸른 풀을 깔고 향을 피우는 장면도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에티오피아는 언어와 지역, 종교가 다양한 나라다. 모든 가정이 같은 도구와 순서, 같은 이름을 쓰는 하나의 고정된 공연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여기서 설명하는 아볼·토나·바라카는 널리 알려진 한 전통의 골격이다.
첫 잔보다 세 번째 잔이 중요한 이유
아볼은 같은 커피 가루에서 나온 가장 진한 첫 잔이다. 향과 쓴맛이 선명하다. 첫인사를 건네고 자리에 들어가는 시간과 겹친다.
토나는 남은 가루에 물을 더해 다시 끓인 두 번째 잔이다. 농도는 옅어지지만 대화는 이미 본론에 들어간다. 커피의 힘보다 서로에게 내어준 시간이 더 커지기 시작한다.
마지막 바라카는 가장 부드럽다. 영어로 단순히 ‘third cup’이라고 옮기면 빠지는 의미가 있다. 바라카는 축복과 연결된 말이다. 세 번째까지 머물렀다는 것은 음료를 소비한 것이 아니라 그 집의 시간을 받아들였다는 뜻에 가깝다.
그래서 세 잔을 맛의 우열로 평가하면 핵심을 놓친다. 첫 잔이 가장 진하다고 해서 가장 좋은 잔이고, 마지막이 묽다고 해서 남은 커피는 아니다. 한 번의 커피가 세 차례의 관계로 나뉘는 구조다.
초대받았을 때 볼 것
- 볶은 생두의 향을 손님과 나누는 순간
- 제베나의 긴 주둥이에서 가느다랗게 이어지는 물줄기
- 같은 가루로 잔이 옅어지는 동안 달라지는 대화
설탕을 넣기도 하고, 일부 농촌 지역에서는 소금을 곁들이기도 하며, 향기로운 식물을 더하는 사례도 있다. ‘정답 레시피’를 찾기보다 주인이 어떤 방식으로 손님을 맞는지 보는 편이 좋다.
빠르게 추출하고 바로 자리를 뜨는 도시의 커피와 정반대다. 에티오피아 커피 의식에서 가장 귀한 재료는 원두가 아니라 아무도 서두르지 않는 시간일지 모른다.
자료와 확인 기준
- UNESCO Courier, Ethiopia, the home of coffee — 볶기·제베나·서빙 순서와 아볼·토나·바라카
- UNESCO Courier 2023 PDF — 커피 의식의 역사적·종교적 맥락
- Ethiopiaid, How to host an Ethiopian coffee ceremony — 현대적 의식 진행 순서 참고
지역별 차이를 하나의 국가 의식으로 고정하지 않았으며, 세 번의 서빙과 명칭은 유네스코 기록을 우선했습니다. 감각과 대화의 묘사는 편집부의 설명입니다.
다음 한 잔
- 대화가 커피 뒤에도 계속되는 방식: 다 마신 잔을 함께 읽는 튀르키예의 커피점
- 공동체의 의식이 거리의 아침이 된 방식: 세네갈 카페 투바